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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y/체류증 & 레지덴짜

Permesso di Soggiorno 신청

2019년 12월 26일,  내 몸무게의 거의 두 배가 되는 짐을 가지고 이탈리아 토리노에 무사히 도착했다.

예전에 위탁수하물을 얘네가 까먹고 싣지 않은 적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무사히 나와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

무거운 짐 덕분에 2주 동안 어깨와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긴 했지만 깨진 것, 상한 것, 없어진 것 없는게 어디여...

 

환승까지 5시간 정도 텀이 있어서 누워서 포켓몬고 하는 중. 마침 포켓스탑도 바로 앞에 있어서 완전 꿀이었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아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

짐을 풀고, 리옹으로 가기 위해 다시 짐을 쌌다... 

이탈리아 입국 후 비즈니스데이 기준 8일 내로 체류허가증을 신청해야 하는데 마침 연휴가 잔뜩 낀지라 1월 9일까지 시간이 있었다. 이 틈을 이용해서 친구들을 보러 리옹에 갔다.

 

새 출발 선물로 초상화 그려준 친구, 새 해인데 떡국이라도 먹고 가라고 초대해주신 옛 사장님 사모님, 다음 날 일 해야 하는데도 새벽까지 기꺼이 함께 시간 보내준 친구들 모두 고마웠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토리노에 돌아와 1월 3일 금요일, 체류허가증을 발급을 위한 첫번째 단계를 밟았다.

 

1. 먼저 Codice fiscale가 필요했다. 세무번호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Codice fiscale는 agenzia delle entrate에서 발급 받을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난 잘 모르겠다.

 

구글맵 검색 결과 Porta Susa에 있는 agenzia가 집에서 가장 가까웠다.

오픈시간에 맞춰 가려고 했는데 살짝 늦잠 잔 바람에 30분 정도 늦었다.

 

근데 구글맵에 있는 주소로 들어가서 층별 안내표를 보고 있으니 어떤 여자분이 오셔서 뭐 때문에 왔냐고 하신다. Codice fiscale 받으러 왔다고 하니까 반대편 Corso Bolzano 30번지로 가라고 하신다.

고맙다고 얘기하고 그 쪽으로 갔다.

 

왼쪽에는 일반업무, 오른쪽은 출생신고와 상속에 관련된 업무를 보는 줄이었던 것 같다.

줄이 엄청 길어서 걱정했는데 놀랍게도 일처리가 매우 빨랐음!! 

 

줄 서있다가 차례가 되면 이런 양식을 주면서 작성하라고 한다. 작성 후 다시 직원에게 가져다주면 번호표를 주고, 또 기다리면 세무번호 발급 완료!

2. 이탈리아 유심을 구매해야 한다.

codice fiscale를 받은 후 유심카드를 사러 parco dora 쇼핑센터에 있는 보다폰 매장에 갔다. 

하아... 작년에 왔을 때도 번호표 기계 고장난 상태였는데 아직도 안 고쳤다 ㅋㅋㅋㅋㅋㅋ

 

내 담당 이탈리아 점원, 친절하긴 한데 말이 엄청나게 빨랐다.

유심개통비 + 요금제 = 30유로 내고 다음 달 부터는 15유로만 내면 된다고 한다. 유럽내 모든 국가에서 같은 요금으로 사용 가능한지 확인도 받았다.

 

이제 계산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계좌번호를 내놓으란다.

나 아직 체류증이 없어서 계좌번호가 없다고 했더니 엄청 심각한 표정으로 10분 넘게 고민하다가 갑자기 옆 동료에게 뭘 물어보더니 비자나 마스터카드 있으면 카드청구도 된다고 한다. 휴... 다행이다.

 

유심 개통하고 포켓몬고 하면서 집에 오는 길에  보다폰에서 문자가 온다.

"100MB를 모두 사용했습니다. 이제부터 kb당 xx 의 요금이 부과됩니다"

 

아니... 분명히 전화랑 문자는 무제한이고 인터넷은 10GB라고 했는데? 사기당했나?

어쩐지 생글생글 웃는게 좀 수상했어... 이런 생각 하면서 빡쳐서 뒤돌아 몇 걸음 가는데

한 3분 있다가 또 문자가 오기를 "축하합니다! 이벤트 기간 가입으로 매달 10GB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합니다" 라고...

아니... 깜짝 놀랐잖아... 바로바로 좀 보내주지...

 

3. Marca da bollo를 구매한 뒤 우체국으로 가서 키트를 받는다.

 

Marca da bollo는 근처 tabacchi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끔 없는 곳도 있다던데 나는 집근처 따바끼에서 바로 구매했음. 

 

1월 6일은 이탈리아의 공휴일이다. 그래서 1월 7일 화요일 아침에 우체국으로 갔다.

우체국 오픈 시간은 8시 20분. 8시 45분쯤 도착했는데도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그리고 일처리도 엄청 느림...

좀 큰 우체국에 갔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는데, 귀찮아서 그냥 집에서 7분 거리에 있는 우체국으로 갔음.

 

번호표를 뽑고 차례가 되자, 직원에게 노란 키트 하나 달라고 말했더니 서류가 잔뜩 든 노란 종이봉투를 줬다. 길게 말하기 귀찮아서 그냥 "un kit giallo, per favore" 라고 말했는데 체류증 신청 키트라고 잘 알아들었다.

 

언뜻 보기에도 20페이지는 넘는 것 같아 멘붕하고 있는데

우체국은 무진장 시끄럽고 공간은 좁은데 사람은 계속 들어오고... 머리가 아팠다.

집으로 가서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근데 집에 가서 막상 살펴보니 내가 작성해야 할 것은 3페이지 정도였다.

틀리지 않게 천천히 작성한 뒤 집계약서 사본, 여권사본, 비자 사본, 입국도장 찍힌 면 사본을 동봉하여 우체국으로 갔다.

사람이 훨씬 더 많아져 있었다 ^^ 번호표 뽑고 40분은 기다린 것 같다.

직원과 함께 작성한 내용을 확인하고 마르까 다 볼로를 부착한 뒤 리체부따(영수증)을 받았다.

 

마르까 다 볼로 : 16유로

발송비용 : 30유로

체류증 발급비용 : 81.xx 유로

 

엄청 비싸다...

 

리체부따랑 같이 받은 서류에 이탈리아어로 3페이지 정도 빼곡하게 적혀있었는데

이 서류를 잃어버리면 재발급비용 50유로를 내야 한다고 써 있는 것 같았다. 귀찮아서 제대로 안 읽어봄...

 

아무튼 4월 1일에 퀘스투라로 가면 된다. 엄청 오래 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