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는 텔레마케팅이 굉장히 심하다는 것이었다.
휴대폰을 개통하자마자 광고전화가 끝없이 걸려왔고, 전화를 받으면 다짜고짜 전기요금(혹은 수도요금) 얼마나 내냐고 물어보면서 자기네 회사로 바꾸라고 얘기하곤 했다.
나중에 지역번호에 익숙해진 뒤로는 피렌체, 밀라노 등 나와 관계 없는 도시에서 걸려오는 아예 받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관공서에서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어오기 때문에 그럴 때는 받을 수 밖에 없다.
아무튼 거의 하루에 한 번은 저런 스팸전화가 오는데,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조금 귀찮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스팸문자는 거의 없었다.
물론 스미싱을 간접적으로 겪은 적은 있다.
작년 첫 락다운 때 어느 중국인 친구가 왓츠앱 단톡방에서 "락다운 지원금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1인당 100유로씩 식료품점에서 쓸 수 있는 쿠폰 준대." 라며 링크를 보내줬었다. 딱 봐도 너무나 전형적이고 허술한 사기인데... 다행히 그 친구도 귀찮아서 아직 클릭은 안 했다고 하여 메시지 삭제하라고 얘기해줬었다.
그게 이탈리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스미싱이었다.
그.런.데.
며칠전 발신자가 'RegPiemonte'로 표시된 문자가 왔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코비드 백신접종이 3월 25일 오후 1시 4분, 토리노 ASL Via Artom, 30A 로 예약되어 있습니다. ilpiemontetivaccina.it/info"
다행히 지역신문을 통해서 "접종 대상자에게는 주치의를 통해서 연락이 갈 것"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 허위문자임을 바로 알고 삭제했다.
그리고 약 이틀 뒤, 똑같은 번호로 같은 문자가 내용만 약간 바뀌어 왔다. 이번에는 지우기 전에 캡쳐를 했다.

대충 의역하면 "3월 25일 13시 4분, Via Artom 30/A 코비드 백신 접종이 예약 되어있음을 상기시켜드립니다. "
즉,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적은 문자를 두 번 보내서 혹시진짜인가 하는 마음에 클릭하게 만드는 것이다!! 헐랭...
나는 우선순위도 마지막일거고, 지역신문 통해 아래의 내용도 봤기 때문에 전혀 믿지 않았지만 접종대상자인 노인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링크를 클릭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심지어 링크주소가 피에몬테주에서 백신접종 예약 받는 사이트랑 같아서 더 속기 쉬울 것 같다.

내가 받은 문자는 기사에 나온 문자메시지와 좀 다르다.
어쨌든 기사 내용에 따르면 그 어떤 사설회사에도 백신접종에 관한 문자를 보내도록 업무를 인계한 적이 없고, 오직 가족의 주치의를 통해서만 접종대상자에게 연락을 취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주치의 번호가 아니라면 사기라고 보고 무시하는것이 좋겠다. 정 헷갈린다면 주치의나 기사에 있는 numero verde에 전화걸어 본인이 접종대상자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한가지 의문인 점은, 다른 기사들에서도 봤는데 현재 열심히 접종중인 롬바르디아랑 피에몬테주 주민들에게 저 메시지가 보내졌다고 하는데, 롬바르디아에 사는 사람은 롬바르디아 맞춤 메시지로, 피에몬테주에 사는 사람은 피에몬테주 맞춤 메시지로 받았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서 내 개인정보가 유출되었길래 내가 피에몬테주에 산다는걸 아는걸까? 스미싱 피해는 당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굉장히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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